거여동 성당 교우 여러분에게 드리는 부활 메시지

+ 찬미 예수님

주님 부활의 은총과 평화가 교우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본당 부활대축일 미사에 참례하여 서로 기쁨의 축복을 나누어야 하는데, 이렇게 메시지를 통해서 부활 인사를 드리는 현실에 몹시 마음이 아픕니다.

사순시기의 시작인 2월 26일 재의수요일부터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우들이 없는 텅 빈 성전을 보면서, 함께 하는 공동체의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텅 빈 성전이 저에게는 마치 빈 무덤처럼 다가왔습니다. 텅 빈 성전이 신자들로 가득 차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일상이야말로 그동안 당연시 했지만, 느끼지 못했던 참된 기쁨과 은총이 아닐까 합니다.

본당 신부로서 요즈음은 교우 여러분의 빈 자리를 직접 체험합니다. 교우 여러분과 가정이 우리 본당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깊이 느낍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우 여러분을 기억하고, 영육간 건강을 위한 지향으로 매일 사제들과 수녀님들이 비공개 미사를 봉헌하고 또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본당 공동체와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히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부활대축일을 맞이하여 교우 여러분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이렇게 서신으로나마 부활의 기쁨과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혼란하고 암울한 시기이지만 우리 각자가 자신의 삶 안에서 주님 부활의 빛을 받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밝은 모습으로 부활시기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곧 성당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축복과 안녕을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2020년 4월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

거여동성당 주임신부 김영춘 베드로